읽는 법은 「노스 베모스」. 뜻은 「또 봐요」「우리 또 보자」에 해당하는, 스페인어권에서 가장 자주 들리는 작별 인사 중 하나예요.
그런데 이 인사, 뜯어 보면 좀 이상해요. 「우리는 서로 본다」라는 현재형 문장이거든요. 미래에 만나자는 말인데 왜 현재형일까요? 오늘은 이 수수께끼를 축으로 풀어 볼게요!
nos vemos 뜻 ― 코어 이미지는 「우리, 서로 보는 걸로」
”nos vemos(발음: 노스 베모스【관용 표현】)”는 헤어질 때 쓰는 「또 봐요」「그럼 또 보자」「다음에 봐」에 해당하는 스페인어 작별 인사입니다.
재미있는 건, 이 표현이 스페인 왕립학술원(RAE)의 사전 Diccionario de la lengua española에 관용구로 정식 등재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그것도 아주 인색한 설명으로요.
nos vemos
expr. hasta la vista.한국어역:표현. hasta la vista와 같음.
설명이 딱 세 단어입니다. 심지어 뜻풀이도 아니고 「저기 가서 보세요」라는 식이죠.
그래서 그 hasta la vista 항목을 찾아가 보면, 거기서야 비로소 답이 나옵니다.
hasta la vista
expr. U. para despedirse.한국어역:표현. 작별할 때 쓴다.
조금 더 친절한 곳이 스페인어판 위키낱말사전인데, 여기서는 nos vemos를 「작별 인사로 쓰이는 표현(Expresión que se emplea como saludo de despedida)」이라고 적고, 동의어로 hasta la vista, hasta luego, a más ver를 나란히 올려 두었습니다.
즉 nos vemos의 코어 이미지는 「우리, 서로 보는 걸로 하고 헤어지자」입니다.
헤어지는 순간에 다시 만나는 장면을 미리 한 번 그려 놓고 돌아서는 인사. 그게 이 표현의 전부입니다.
두 조각으로 잘라 보면 구조가 바로 보여요.
nos = 「우리를/서로를」(1인칭 복수 대명사)
vemos = 「(우리가) 본다」(동사 ver의 현재형)
합치면 「우리는 서로를 본다」. 이 한 문장이 통째로 인사가 된 거예요!
그게 오늘의 핵심 질문이에요! 아주 정확하게 짚었어요.
답은 스페인어의 현재형이 「지금」 전용이 아니라는 데 있어요. 이 얘기는 뒤에서 사전과 문법서를 펴 놓고 제대로 다룰 테니, 우선 단어 두 개부터 정확히 잡고 갈게요!
nos는 「우리를」이 아니라 「서로를」 ― 상호(相互)의 nos
먼저 앞의 nos입니다. RAE 사전은 nos를 「1인칭 복수 인칭대명사의 여격·대격 형태」, 즉 「우리에게/우리를」에 해당하는 목적어 형태라고 설명합니다.
그런데 주어와 목적어가 둘 다 「우리」가 되면, 이 문장은 자동으로 「우리가 우리를 본다」가 됩니다. 여기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해석이 바로 「서로」예요.
nos vemos의 문장 구조
●주어:(nosotros) 우리가 ※스페인어는 주어를 생략합니다
●목적어:nos 우리를 = 서로를
●동사:vemos 본다(ver의 1인칭 복수 현재형)
⇒ 직역하면 「우리는 서로를 본다」
⇒ 한국어 인사로는 「우리 또 보자」가 가장 가깝다
이 「서로」의 감각은 스페인어 곳곳에서 반복됩니다. nos escribimos(서로 연락하자), nos llamamos(서로 전화하자)처럼, 동사 앞에 nos를 붙이면 「둘이 주고받는 행위」가 됩니다.
vemos의 ver는 「눈으로 보다」가 아니라 「만나다」
여기가 초보자가 가장 많이 헛다리를 짚는 지점입니다. ver를 「보다(눈으로 시각적으로 인식하다)」로만 외우고 있으면 nos vemos가 이상하게 들립니다.
하지만 RAE 사전을 끝까지 읽어 보면, ver에는 이런 뜻이 버젓이 실려 있습니다.
ver
tr. Encontrarse con alguien o estar con él. Mañana voy a ver a mi amigo.한국어역:타동사. 누군가와 만나다, 또는 함께 있다.(예문: 내일 나는 친구를 만나러 간다.)
사전이 붙여 둔 유의어도 결정적입니다. encontrarse(만나다), reunirse(모이다), juntarse(합류하다), citarse(약속을 잡다). 시각과는 아무 상관이 없죠.
즉 nos vemos의 ver는 「눈에 담다」가 아니라 「얼굴을 마주하다 = 만나다」입니다.
네, 그렇게 바꿔 읽는 순간 안개가 싹 걷혀요!
그리고 사실 한국어도 똑같아요. 「우리 언제 한번 보자」라고 할 때 그 「보다」, 눈으로 관찰한다는 뜻이 아니잖아요? 스페인어의 ver도 한국어의 「보다」와 완전히 같은 확장을 겪은 셈이에요.
그래서 nos vemos는 한국어 학습자에게 유난히 유리한 표현입니다. 「우리 또 보자」와 단어 하나하나가 거의 그대로 대응하기 때문입니다.
nos vemos 기본 예문
【친구와 헤어질 때】
・Bueno, ya me voy. ¡Nos vemos!
(자, 난 이만 갈게. 또 봐!)
・Gracias por todo. Nos vemos.
(여러 가지로 고마워. 다음에 보자.)【다시 만날 시점을 붙여서】
・Nos vemos mañana en la oficina.
(내일 사무실에서 봐요.)
・Nos vemos el lunes, ¿vale?
(월요일에 보는 거다, 알겠지?)【약속을 제안할 때 ― 의문문】
・¿Nos vemos el sábado?
(토요일에 볼래?)
・¿A qué hora nos vemos?
(우리 몇 시에 만날까?)【한마디 얹어서 따뜻하게】
・¡Nos vemos, cuídate!
(또 봐, 몸조심하고!)※참고·인용「RAE, Diccionario de la lengua española」/「Wikcionario, «nos vemos»」
노스베모스 발음 ― v를 「브이」로 읽는 순간 티가 난다
한국에서는 흔히 「노스베모스」라고 붙여 적지만, 실제로는 nos와 vemos 두 단어입니다. 표기할 때도 「노스 베모스」처럼 띄어 두는 편이 구조를 기억하기에 좋습니다.
위키낱말사전이 실어 둔 발음 기호는 [nos ˈβemos]. 여기에 초보자가 놓치기 쉬운 포인트가 세 개 숨어 있습니다.
1. v는 영어의 V가 아니다 ― 「베모스」이지 「붸모스」가 아니다
스페인어에서 가장 중요한 발음 규칙 중 하나입니다. 스페인어의 b와 v는 소리가 완전히 같습니다.
영어의 V처럼 윗니를 아랫입술에 대고 내는 소리가 아닙니다. 두 입술만 쓰는 소리라서, 한국어 「ㅂ」에 훨씬 가깝습니다.
그래서 vemos는 「붸모스」가 아니라 「베모스」입니다. 스페인어권 사람들 스스로도 b와 v를 구별해 발음하지 않기 때문에, 받아쓰기를 할 때 b de burro(당나귀의 b), v de vaca(소의 v)처럼 단어를 예로 들어 확인하곤 합니다.
2. 그 「ㅂ」도 사실은 입술을 완전히 붙이지 않는다
발음 기호를 다시 보면 v 자리가 β로 적혀 있습니다. 이건 입술을 붙였다 터뜨리는 ㅂ이 아니라, 살짝 스치듯 통과시키는 ㅂ이라는 표시입니다.
스페인어의 b/v는 문장 맨 앞이나 m·n 뒤에서만 한국어 「ㅂ」처럼 딱 터지고, 그 밖의 자리에서는 힘을 빼고 흘립니다. nos vemos의 v는 s 뒤에 있으니 흘리는 쪽입니다.
3. 강세는 「베」에 ― 노스베모스
vemos는 ve-mos로, 앞 음절에 힘이 들어갑니다. 발음 기호의 ˈ가 바로 그 표시죠.
앞의 nos는 힘을 실어 또박또박 읽는 부분이 아니라, 뒤에 가볍게 붙어 굴러가는 조각에 가깝습니다. 「노스! 베모스!」처럼 두 덩어리로 끊지 말고, 「노스베모스」를 한 호흡에 굴리되 「베」에만 살짝 힘을 주면 됩니다.
참고로 카리브해 지역이나 스페인 남부에서는 nos의 s가 「ㅎ」처럼 약해지거나 아예 사라지기도 해요.
그래서 현지에서 「노 베모」처럼 들려도 당황하지 마세요. 같은 말이에요!
노스 베모스 발음 체크리스트
①v=b ⇒ ✕ 노스 붸모스 / ○ 노스 베모스
②그 ㅂ도 힘을 빼고 흘린다(s 뒤라서 부드럽게)
③강세는 「베」 ⇒ 노스베모스
④두 단어를 붙여 한 호흡에(「노스!」에서 끊지 않기)
⇒ 표기는 「노스 베모스」, 입으로는 한 덩어리 「노스베모스」
현재형인데 왜 미래의 인사가 될까? ― 문법서가 말하는 「예정 현재」
이제 앞에서 미뤄 둔 수수께끼를 풀 차례입니다.
vemos는 분명 현재형입니다. 미래형은 veremos로 따로 있죠. 그런데 왜 헤어지는 인사에 미래형이 아니라 현재형이 쓰일까요?
이건 nos vemos만의 특이한 사정이 아니라, 스페인어 문법 전체를 관통하는 규칙입니다. RAE와 스페인어권 22개 학술원이 함께 만든 Nueva gramática de la lengua española(신스페인어문법)는 이 현상에 이름까지 붙여 두었습니다.
El presente prospectivo o presente pro futuro se caracteriza por aludir a hechos posteriores al momento de la enunciación. […] Este uso del presente es característico, aunque no exclusivo, de los compromisos, así como de las afirmaciones rotundas, la descripción de planes, actuaciones previstas o programadas y otros sucesos venideros cuyo acaecimiento no se pone en duda.
한국어역:예정 현재(presente prospectivo), 또는 미래 대용 현재는 발화 시점보다 뒤에 일어나는 일을 가리키는 것이 특징이다. […] 이 현재형 용법은 약속, 단언, 계획의 서술, 예정되었거나 짜여 있는 일, 그리고 일어날 것을 의심하지 않는 앞으로의 사건에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참고·인용「RAE·ASALE, Nueva gramática de la lengua española, §23.6n」
주목할 단어가 두 개 있습니다. 「약속(compromisos)」과 「일어날 것을 의심하지 않는 사건」입니다.
스페인어에서 현재형으로 미래를 말한다는 건, 「그건 이미 정해진 일이야」라고 선언하는 것과 같습니다.
여기서 nos vemos의 진짜 맛이 나와요.
미래형 nos veremos는 「우리 (언젠가) 다시 만나게 되겠지」쪽이에요. 그런데 현재형 nos vemos는 「우리가 또 만나는 건 정해진 일이야」라고 말해 버리는 거죠.
문법 형태 하나로 재회를 기정사실로 만들어 버리는 인사인 셈이에요!
정확해요. 초보자들이 대개 반대로 짐작하는 부분이라 더 재미있죠!
미래형이 더 정중하거나 더 확실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미래형 쪽에 「불확실함」이 묻어 있어요.
nos vemos와 nos veremos, 뭐가 다를까
「그럼 nos veremos는 틀린 말인가요?」라는 질문이 나올 수밖에 없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둘 다 맞습니다. 다만 온도가 다릅니다.
스페인어 전문 사이트 El Castellano의 상담 코너가 이 차이를 아주 깔끔하게 정리해 두었습니다.
Es frecuente el uso del presente con valor de futuro, especialmente cuando este es inminente. Con «nos vemos» se quiere significar ‘nos vemos pronto/mañana/esta semana…’ […] Mientras que «nos veremos» implica que el encuentro se va a realizar más tarde, e incluso encierra cierta incertidumbre de que se dé.
한국어역:현재형을 미래의 뜻으로 쓰는 일은 흔하며, 그 미래가 임박했을 때 특히 그렇다. «nos vemos»는 ‘곧/내일/이번 주에 보자’는 뜻을 담는다. […] 반면 «nos veremos»는 만남이 더 나중에 이루어진다는 뜻이고, 심지어 그 만남이 성사될지에 대한 어느 정도의 불확실성까지 품고 있다.
⇒ nos vemos(현재형)= 「조만간 볼 거잖아」 가깝고 확실한 재회
⇒ nos veremos(미래형)= 「언젠가 또 보겠지」 멀고 불확실한 재회
그래서 일상 대화에서 압도적으로 자주 들리는 쪽은 nos vemos입니다. nos veremos는 오히려 한동안 못 볼 사람과 헤어질 때나 문어체에서 얼굴을 내미는 편입니다.
한국어에도 똑같은 현상이 있다
사실 이 「현재형으로 미래 말하기」는 한국어 화자에게 전혀 낯선 감각이 아닙니다.
한국어로 「나 내일 부산 가」라고 말할 때, 우리는 「갈 거야」라는 미래 표현을 쓰지 않고 그냥 현재형으로 말합니다. 이미 정해진 일이기 때문이죠.
「갈 거야」보다 「가」가 더 확정적으로 들리는 그 감각. 스페인어의 예정 현재도 딱 그것입니다.
현재형으로 미래를 말하는 예 ― 한국어 ↔ 스페인어
●나 내일 부산 가. ⇒ Mañana voy a Busan.
●비행기 10시에 출발해. ⇒ El avión sale a las diez.
●우리 다음 주에 만나. ⇒ Nos vemos la próxima semana.
⇒ 두 언어 모두 「확정된 미래」에는 현재형을 쓴다
⇒ 그래서 nos vemos는 한국어 감각으로 그대로 흡수해도 되는 표현
바로 그 감각이에요! 그래서 nos vemos는 문법을 몰라도 이미 몸으로 알고 있는 표현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럼 이제 이 인사를 실제로 어떻게 늘려 쓰는지 볼까요? 사실 뒤에 단어 하나만 붙이면 표현이 확 넓어져요!
nos vemos pronto 뜻 ― 뒤에 한 단어만 붙이면 시점이 정해진다
검색창에 자주 등장하는 nos vemos pronto부터 정리하겠습니다. 뜻은 「곧 봐요」「조만간 보자」입니다.
핵심은 뒤에 붙은 pronto인데, 이 단어를 「빨리」로만 외워 두면 미묘하게 어긋납니다. RAE 사전이 실어 둔 뜻은 이렇습니다.
pronto(Del lat. promptus.)
adv. Antes de lo que se espera.
adv. Sin mucha dilación. / rápidamente.한국어역:(라틴어 promptus에서)
부사. 예상보다 이르게.
부사. 지체 없이. / 빠르게.
즉 nos vemos pronto는 「빨리 만나자」가 아니라 「오래 안 끌고 곧 다시 보자」입니다. 재회까지의 간격이 짧다는 쪽에 방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 표현에는 「보고 싶다」에 가까운 온기가 살짝 얹힙니다. 한동안 못 보게 될 사람에게 «¡Nos vemos pronto!»라고 하면, 「금방 또 보자」라는 다정한 마무리가 됩니다.
이 pronto의 어원이 또 재미있어요. 라틴어 promptus는 원래 「밖으로 꺼내 놓은 ⇒ 손 닿는 곳에 준비된」이라는 뜻이었어요.
영어 prompt(즉각적인)도 여기서 나왔죠. 「이미 준비되어 있으니 곧 된다」는 감각이 스페인어의 「곧」으로 남은 거예요!
「nos vemos + α」 확장 공식
nos vemos의 진짜 강점은 뒤에 무엇을 붙여도 문장이 무너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동사가 이미 들어 있으니, 시간이든 장소든 그냥 이어 붙이면 됩니다.
【시점을 붙인다】
・Nos vemos pronto.(노스 베모스 프론토)⇒ 곧 봐요
・Nos vemos luego.(노스 베모스 루에고)⇒ 이따 봐
・Nos vemos mañana.(노스 베모스 마냐나)⇒ 내일 봐
・Nos vemos el lunes.(노스 베모스 엘 루네스)⇒ 월요일에 봐
・Nos vemos al rato.(노스 베모스 알 라토)⇒ 조금 있다 봐 ※중남미에서 매우 흔함
【장소를 붙인다】
・Nos vemos en casa. ⇒ 집에서 봐
・Nos vemos allí. ⇒ 거기서 봐
・Nos vemos por ahí. ⇒ 언제 어디선가 또 보자 ※시점을 정하지 않는 가벼운 마무리
【앞에 한 조각 붙인다】
・Ahí nos vemos. ⇒ 그럼 또 봐 ※중남미 구어에서 아주 흔함
・Nos estamos viendo. ⇒ 또 보자 ※진행형을 쓴 중남미식 변형
좋은 눈썰미예요! 원리는 nos vemos와 똑같아요.
「우리는 (계속) 서로 보고 있는 중이다」라고 말해서, 관계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는 그림을 만드는 거예요. 헤어지는 순간에 「끊기지 않았어」라고 말해 주는 셈이죠.
nos vemos 대답 ― 뭐라고 받아야 자연스러울까?
전혀요! 오히려 «¡Nos vemos!»로 그대로 되돌려주는 게 가장 흔하고 가장 자연스러운 대답이에요.
게다가 이 표현은 주어가 「우리」라서, 되받는 쪽 입장에서도 문장이 하나도 안 바뀌어요. 그대로 복사해서 던지면 끝이에요!
여기에 구조적인 이유가 하나 더 있습니다. nos vemos의 주어는 「우리」입니다. 즉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이 이미 한 덩어리로 묶여 있는 문장이에요.
그래서 상대가 «Nos vemos»라고 했을 때 내가 «Nos vemos»라고 답하면, 그건 같은 말을 두 번 하는 게 아니라 「응, 그렇게 하자」라고 도장을 찍는 행위가 됩니다.
«¡Nos vemos!»를 들었을 때의 대답 카드
●가장 무난(그대로 되받기)
・¡Nos vemos!(또 봐!)
・¡Nos vemos pronto!(곧 보자!)
●먼저 짧게 받고 나서 되받기
・Vale, nos vemos.(응, 또 봐. ※스페인)
・Dale, nos vemos.(그래, 또 봐. ※아르헨티나·우루과이)
・Sale, nos vemos.(콜, 또 봐. ※멕시코)
・Bueno, nos vemos.(그래, 그럼 또 봐. ※어디서나 무난)
●다른 작별 인사로 받기
・¡Hasta luego!(그럼 나중에!)
・¡Chao!(안녕! ※아주 흔한 캐주얼 인사)
・¡Adiós!(잘 가요)
●한마디 얹어서 따뜻하게
・¡Nos vemos, cuídate!(또 봐, 몸조심해!)
・Nos vemos, que te vaya bien.(또 봐, 잘 지내!)
・Nos vemos, que descanses.(또 봐, 푹 쉬어.)
주의 ― «¿Nos vemos?»는 대답이 완전히 달라진다
여기서 반드시 구분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물음표가 붙는 순간, 이건 작별 인사가 아니라 약속 제안이 됩니다.
・¡Nos vemos! ⇒ 작별 인사「또 봐!」
⇒ 대답: ¡Nos vemos! / ¡Hasta luego! / ¡Chao!
・¿Nos vemos? ⇒ 약속 제안「우리 볼래?」
⇒ 대답: ¡Sí, claro!(응, 좋아!)/ ¿A qué hora?(몇 시에?)/ Hoy no puedo.(오늘은 안 돼.)
※ ¿Nos vemos mañana?(내일 볼래?)처럼 시점을 붙이면 완전한 약속 제안이 됩니다.
네, 그래서 스페인어는 글을 쓸 때 물음표를 앞뒤로 하나씩 찍어요. «¿Nos vemos?»처럼요.
읽는 사람이 문장 첫 글자에서부터 「아, 이건 질문이구나」를 알 수 있게 해 주는 장치인데, 바로 이런 표현에서 진가를 발휘하죠!
대답할 때 알아 두면 좋은 것 2가지
① 존댓말·반말을 갈아 끼울 필요가 없다
한국어라면 상대에 따라 「또 봐」와 「또 뵐게요」를 골라야 하지만, nos vemos는 주어가 「우리」라서 상대의 호칭(tú/usted)에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다만 표현 자체의 결이 캐주얼하므로, 격식이 필요한 자리에서는 Hasta luego 쪽이 무난합니다.
② 업무 메일 맺음말로는 쓰지 않는다
nos vemos는 얼굴을 보고, 또는 메신저로 주고받는 구어입니다. 격식 있는 메일의 맺음말로는 Un saludo / Saludos cordiales 쪽이 자연스럽습니다.
반대로 친구와의 채팅이나 SNS에서는 nos vemos가 그대로 마침표 역할을 합니다.
nos vemos와 hasta luego의 차이 ― 「만난다」가 문장에 있느냐
스페인어 작별 인사를 배우다 보면 반드시 부딪히는 질문이 「nos vemos랑 hasta luego, 뭐가 다른가요?」입니다.
RAE 사전만 보면 둘은 사실상 한 가족입니다. nos vemos는 hasta la vista로 넘겨지고, hasta luego도 「작별할 때 쓴다」는 같은 설명이 붙어 있으니까요.
하지만 문장 구조는 정반대입니다.
nos vemos와 hasta luego의 구조 비교
●nos vemos:nos(서로를)+vemos(본다)
⇒ 동사가 있다. 「우리가 다시 만난다」는 행위가 문장에 들어 있음
⇒ 한국어로는 「우리 또 보자」
●hasta luego:hasta(〜까지)+luego(나중에)
⇒ 동사가 없다. 「나중」이라는 지점만 찍고 끝
⇒ 한국어로는 「그럼, 다음에!」
⇒ 그래서 nos vemos 쪽이 재회 의사를 더 또렷하게 말로 꺼내 놓는 인사다
이 차이는 실제 온도로도 이어집니다. hasta luego는 대화를 부드럽게 닫는 범용 마침표에 가깝고, 다시 볼 일이 없는 가게 점원에게도 스스럼없이 씁니다.
반면 nos vemos는 「우리」라는 말이 들어 있는 만큼, 서로 아는 사이에서 훨씬 자연스럽습니다. 처음 보는 점원에게 «Nos vemos»라고 하는 일은 상대적으로 드물죠.
지역 차이도 살짝 있어요. 스페인에서는 hasta luego가 하루에도 수십 번 오갈 만큼 압도적이고, 중남미에서는 nos vemos와 chao가 그 자리를 많이 차지해요.
물론 둘 다 어디서든 통하니까, 「아는 사이면 nos vemos, 아무에게나 던질 때는 hasta luego」 정도로 잡아 두면 충분해요! hasta luego 쪽은 구조도 온도도 꽤 다른 인사라, hasta luego의 뜻과 발음을 정리한 글도 같이 보면 두 표현이 훨씬 또렷하게 갈릴 거예요.
어원 ― vemos 안에는 「비디오」도 「아이디어」도 들어 있다
여기서 시점을 조금 바꿔서, nos vemos를 이루는 두 단어의 뿌리를 파 보겠습니다. 놀랄 만큼 익숙한 단어들이 튀어나옵니다.
RAE 사전이 적어 둔 어원은 각각 이렇습니다.
nos ― Del lat. nos, pl. de ego ‘yo’.
ver ― Del lat. vidēre.한국어역:
nos는 라틴어 nos에서. 이는 「나」를 뜻하는 ego의 복수형이다.
ver는 라틴어 vidēre(보다)에서.※참고·인용「RAE, «nos»」/「RAE, «ver»」
앞부분 nos는 라틴어 시절부터 그대로였습니다. 2천 년 동안 철자 하나 안 바뀐 셈이죠.
흥미로운 건 뒷부분입니다. vidēre는 우리에게 이미 익숙한 단어들의 조상입니다. video(비디오=라틴어로 「나는 본다」), vision, evidence, visa… 전부 이 뿌리에서 갈라져 나왔습니다.
그런데 더 거슬러 올라가면 진짜 반전이 나와요.
vidēre의 뿌리인 인도유럽조어 *weid-는 「보다」인데, 이 뿌리에서 그리스어 oída가 나왔어요. 뜻이 뭘까요? 「나는 안다」예요.
직역하면 「나는 보았다, 그러므로 안다」인 거죠!
네, 그리고 그 흔적이 지금도 사방에 남아 있어요.
그리스어 idea(아이디어), 산스크리트어 Veda(베다 = 지식), 영어 wise·wit(지혜·재치)… 전부 같은 뿌리예요. 한국어 「알아보다」「눈이 트이다」가 지식을 뜻하는 것과 똑같은 발상이죠!
인도유럽조어:*weid-(보다 ⇒ 알다)
↓(여러 갈래로 퍼짐)
그리스어 oída「나는 안다」・idéa「모습·관념」/산스크리트어 Veda「지식」/게르만어 witan「알다」⇒ 영어 wise・wit
↓(라틴어 갈래)
라틴어:vidēre(보다)+ nos(우리를 = ego의 복수형)
↓(스페인어로)
스페인어:ver(보다 ⇒ 만나다)+ nos(서로를)
↓
현대의 인사:nos vemos(또 봐요 = 우리 또 보자)
RAE 사전 속 「ver 가족」 작별 인사들
RAE 사전의 ver 항목을 끝까지 읽어 내려가면, nos vemos 말고도 「보다」로 만들어진 작별 인사가 줄줄이 나옵니다. 지금은 거의 안 쓰이는 것들까지 포함해서요.
사전에 남아 있는 「ver 가족」 인사
●nos vemos ⇒ 또 봐요 ※현역 중의 현역
●hasta la vista ⇒ 「작별할 때 쓴다」
※영화 「터미네이터」로 유명해진 탓에, 지금은 농담조로 쓰이는 쪽에 가깝다
●hasta más ver ⇒ hasta la vista와 같음(문어투·옛 느낌)
●a más ver ⇒ 위와 같음. 「더 볼 때까지」라는 뜻
●adiós, y veámonos ⇒ 사전 설명이 특히 재미있다
※「다음 기회를 약속하며 작별할 때 쓴다(U. para despedirse, citándose para otra ocasión)」
가장 눈에 띄는 건 마지막 «adiós, y veámonos»입니다. 「잘 가, 그리고 우리 또 보자」라는 뜻인데, 사전 설명에 「다음 기회를 약속하며」라는 조건이 대놓고 적혀 있습니다.
지금은 거의 쓰이지 않는 옛 표현이지만, 「보다(ver)」로 재회를 약속하는 발상 자체가 스페인어에서 아주 오래된 것임을 보여 줍니다. 그 전통의 현대판 대표 선수가 바로 nos vemos인 셈이죠.
초보자가 nos vemos에서 자주 하는 실수 3가지
실수 ① nos를 빼고 «Vemos»라고만 한다
가장 흔한 실수입니다. nos가 빠지면 「서로」가 사라져 버립니다.
«Vemos»만 던지면 「우리가 (뭔가를) 본다」라는 미완성 문장이 되어, 인사로 성립하지 않습니다. nos는 장식이 아니라 이 인사의 심장입니다.
참고로 «Te veo luego»(이따 봐)처럼 상대만 목적어로 잡는 형태도 있는데, 이건 「내가 너를 본다」라는 일방향 표현입니다. 중남미에서 흔히 쓰이지만, 서로를 묶는 nos vemos 쪽이 더 무난합니다.
실수 ② «Ahí nos vemos»를 «hay nos vemos»라고 쓴다
소리가 거의 같아서 스페인어 원어민조차 자주 틀리는 부분입니다.
여기서 필요한 것은 ahí(거기)라는 장소 부사입니다. hay(있다)나 ay(아이고)는 전혀 다른 단어예요.
・ahí ⇒ 「거기」 ○ Ahí nos vemos.(그럼 또 봐)
・hay ⇒ 「〜이 있다」 ✕ hay nos vemos
・ay ⇒ 「아이고, 아야」 ✕ ay nos vemos
실수 ③ 「현재형은 틀렸겠지」 싶어서 nos veremos로 고친다
문법을 열심히 공부한 사람일수록 빠지는 함정입니다. 「미래 얘기니까 미래형이 맞겠지」 하고 스스로 고쳐 버리는 거죠.
하지만 앞에서 봤듯이, 여기서는 현재형이 정상이고 오히려 더 자연스럽습니다. nos veremos는 틀린 말은 아니지만, 일상 작별 인사로 쓰면 「언젠가 또 보게 되면 보자」처럼 거리감이 생깁니다.
그렇게 되기 쉬워요! 인사말은 규칙보다 굳어진 형태가 우선이라, 통째로 외워 두는 게 제일 안전해요.
nos vemos는 다섯 글자짜리 완성품이라고 생각하고, 손대지 말고 그대로 쓰세요!
nos vemos의 뜻과 쓰임 총정리
이상, 스페인어 작별 인사 nos vemos에 대한 정리입니다.
●nos vemos는 nos(서로를)+vemos(본다)로 이루어진 작별 인사(RAE: nos vemos ⇒ hasta la vista ⇒ 「작별할 때 쓴다」)
⇒ 한국어로는 「또 봐요」「우리 또 보자」「다음에 봐」
⇒ 코어 이미지는 「우리, 서로 보는 걸로 하고 헤어지자」
●ver는 「눈으로 보다」가 아니라 「만나다」(RAE: Encontrarse con alguien o estar con él.)
⇒ 한국어 「우리 언제 한번 보자」의 「보다」와 완전히 같은 확장
●발음은 「노스베모스」(v는 영어 V가 아니라 ㅂ, 그 ㅂ도 힘을 빼고 흘림, 강세는 「베」)
●현재형인데 미래를 뜻하는 이유 ⇒ 스페인어의 예정 현재(presente prospectivo). 문법서는 이 용법이 「약속·계획·일어날 것을 의심하지 않는 일」에 쓰인다고 설명한다
⇒ 즉 현재형 nos vemos는 재회를 기정사실로 만드는 말투. 미래형 nos veremos는 더 멀고 불확실한 재회
⇒ 한국어 「나 내일 부산 가」와 같은 원리
●nos vemos pronto = 「곧 봐요」(pronto는 「빨리」가 아니라 「예상보다 이르게 = 곧」)
⇒ 뒤에 luego / mañana / el lunes / al rato 등을 붙여 시점을 자유롭게 지정 가능
●대답 ⇒ «¡Nos vemos!»로 그대로 되받으면 100점. Vale·Dale·Sale·Bueno를 앞에 붙이거나, hasta luego / chao로 받아도 된다
⇒ 주의: «¿Nos vemos?»는 작별이 아니라 약속 제안. 업무 메일 맺음말로는 부적합
●hasta luego와의 차이 ⇒ nos vemos에는 동사가 있어 「만난다」가 문장에 들어 있고, hasta luego에는 동사가 없다
⇒ 아는 사이면 nos vemos, 아무에게나 던질 때는 hasta luego
●어원 ⇒ ver는 라틴어 vidēre(보다), nos는 라틴어 nos(ego의 복수형). 뿌리를 더 파면 「보다」와 「알다」가 한 몸이었던 인도유럽조어 *weid-에 닿는다(video・idea・Veda・wise가 모두 친척)
nos vemos는 문법적으로 뜯어보면 「우리는 서로 본다」라는 밋밋한 현재형 문장이에요. 그런데 스페인어권 사람들은 그 밋밋한 현재형으로 「우리가 또 만나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말하고 헤어지는 거죠.
저는 이 인사가 스페인어에서 가장 다정한 표현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오늘 배운 것들, 하나씩 입에 붙여 보세요!
스페인어 작별 인사들을 상황별로 한눈에 비교하고 싶다면 스페인어 작별인사 총정리 글도 함께 보시면 도움이 됩니다.
「Real Academia Española, Diccionario de la lengua española – «ver»(https://dle.rae.es/ver)」
「Real Academia Española, Diccionario de la lengua española – «vista»(https://dle.rae.es/vista)」
「Real Academia Española, Diccionario de la lengua española – «pronto»(https://dle.rae.es/pronto)」
「Real Academia Española, Diccionario de la lengua española – «nos»(https://dle.rae.es/nos)」
「Real Academia Española y Asociación de Academias de la Lengua Española, Nueva gramática de la lengua española, §23.6(https://www.rae.es/gramática/)」
「Wikcionario, «nos vemos»(https://es.wiktionary.org/wiki/nos_vemos)」
「El Castellano, Consultas – «Nos vemos/veremos»(https://www.elcastellano.org/hubeymar-calvo)」
「Online Etymology Dictionary – «vision», «*weid-», «prompt»(https://www.etymonline.com/)」